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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8-13 조회수 278
제목 Ayre Acoustics(에어) AX-5 Twenty 인티앰프 리뷰


하이엔드 오디오를 표방하는 메이커의 리더들은 소리에 관한한 극단적 이상주의자들이다. 자신이 정의한 궁극의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식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기존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신기술이 개발되어 나오며 그것이 하이엔드 오디오 설계 패턴의 공식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들은 타협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흥미로운 이슈였다. 하지만 한 발짝 비켜서서 바라보면 그런 비타협적 철학은 너무나 엄격하고 때로는 보수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소스 기기로부터 받은 소리를 증폭하는 앰프를 예를 들어보자. 적막강산 같은 배경을 보여주었던 제프롤랜드는 파워앰프 한 덩어리만한 배터리 전원부를 도입했고 프리앰프, 파워앰프 모두 작은방의 한쪽 벽을 모두 양보해야 했다. 1옴까지 하강하는 스피커에도 너끈히 대응해냈던 파워앰프 힘의 상징 크렐은 크기는 물론 폭주하는 열로 오디오파일은 엄청난 전기 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눈물 흘렸다. 이 외에도 마크 레빈슨, 그리폰 등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들의 제품은 사용자의 편의성이나 운용에 있어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모두 프리앰프, 파워앰프 분리형이었고 프리앰프나 파워앰프 각각도 다시 분리시키길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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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앰프도 컨트롤 부분과 전원부 부분을 다른 섀시에 담고 파워앰프도 좌/우 채널로 나누는 마당에 이 모두를 하나의 섀시에 담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 자신의 도도한 자존심 혹은 엄격한 사운드, 설계 철학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 모두를 합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출시한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의 인티앰프들. 편의성 및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 실용성까지 녹여낸 인티앰프에 오디오파일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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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렐, 마크 레빈슨, 제프 롤랜드 모두 고성능 하이엔드 앰프의 중심에 선 메이커들이다. 지금도 KAV300i, No.383, 콘센트라 같은 제품의 사용자가 다수 존재하며 메이커 입장에서 이 모델들의 전무후무한 판매 호황은 뒤를 잇는 후속기 출시로 보답했다. 하지만 인티앰프는 타협의 상징이다. 예를 들어 마크 레빈슨 No.38과 No.331을 합쳤다고 한 No.383은 절대 전자의 퍼포먼스를 넘어서지 못했으며 이 외 다른 모델도 비슷한 등급의 분리형을 넘어서진 못했다. 그 이유는 특히 내장한 프리앰프 설계에서 판가름 났다. 별도의 전원 공급이나 섀시 통합은 물론이며 분리형을 하나의 섀시 안에 설계하면서 가장 많은 타협이 프리앰프 설계에서 이루어졌다.



에어 어쿠스틱스 AX-5 Twenty



출범 당시 하이엔드 스피커의 새로운 프론티어로 화려하게 등장한 아발론 어쿠스틱스. 그리고 그 수장 찰스 한센은 기존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판을 다시 한 번 뒤집으며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시간축 정렬과 새로운 고성능 유닛 등 아발론의 시작은 그와 함께 화려하게 빛났다. 그리고 다음 스텝은 앰프 설계 그리고 더 나아가 디지털 소스 기기 영역까지 폭넓게 확장되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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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에어 어쿠스틱스의 AX-5를 처음 보았을 때 찰스 한센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했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라는 형식에서 음질적으로 타협하는 부분, 다름 아닌 프리앰프 설계에 있어 여타 하이엔드 메이커와 선을 그었다. 대개 패시브 타입으로 만들거나 아니면 작은 기판 하나 정도로 축약해 만든 프리앰프가 아니라 풀 사이즈 독립 프리앰프에서나 볼 수 있는 회로 설계를 AX-5에 적용해내는 데 성공했다.



핵심 설계 중 하나는 프리앰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볼륨부다. 20주년 기념작 AX-5 Twenty는 VGT, 즉 ‘Variable Gain Transconductance’라는 에어 어쿠스틱스의 독보적 볼륨 설계를 채용하고 있다. VGT를 처음 선보인 것은 지금은 고인이 된 찰스 한센이 최상급 프리앰프로 설계한 KX-R에서였다. 현대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고전으로 회자되는 첼로나 마크 레빈슨 등 레전드급 프리앰는 모두 최상급 볼륨을 가진다. 그러나 최근엔 더욱 그 설계가 첨예해지며 매우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볼륨이 대중화되었고 더 많은 스텝과 정교함, 정숙성을 가지고 있는 프리앰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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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볼륨이 음질적으로 우세한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단, 잘 만들었을 때 이 명제는 성립하다. 그리고 볼륨을 잘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뿐 아니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VGT는 바로 21세기 전 세계 프리앰프 중 최상급 음질을 선사하는 설계로 태어났다. AX-5 Twenty에 채용한 VGT 볼륨은 보편적인 프리앰프에서 볼륨 레벨에 따른 음질적 손실과 왜곡을 피하고 있다. 정밀한 수작업을 통해 까다롭게 선별된 고정밀 저항 어레이를 로터리 스위치에 연결한 서킷이다. 이는 일반적인 스테핑 어테뉴에이터가 아니다. 또한 음질 왜곡을 피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패시브 프리앰프에서도 문제가 되는 케이블 길이, 소스기기의 출력 전압 및 임피던스 매칭 문제 등에서도 자유롭다.



VGT 볼륨 서킷은 풀 밸런스 회로에서 작동하며 피드백 회로를 걸지 않는 제로 피드백 회로에서만 제대로 작동 가능하다. 당연히 AX-5 Twenty는 제로 피드백, 풀 밸런스 회로로 설계되었으며 OP 앰프 등 반도체 사용을 금하고 풀 디스크리트 형태로 만들었다. 음질적인 순도라는 면에서 하이엔드 앰프에서 보편적이지만 에어 어쿠스틱스만의 독보적 설계 기법이 다수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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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하나는 더블 다이아몬드 회로다. AX-5 Twenty의 입력단에서 플래그십 KX-R의 VGT를 구현했다면 출력단에서는 MX-R 파워앰프의 다이아몬드 출력 회로를 탑재했다. 출력단은 물론 초단까지도 컴플리멘터리 푸시풀 회로로 구성한 더블 다이아몬드 회로는 온도 상승에 대해서도 뛰어난 제어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음질과 안정성 모두 끌어올리고 있다. 더불어 전원부에 AyreLock이라는 전압 레귤레이터를 개발, 탑재해 순간적인 전류 폭증에 능동적이고 정교하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증폭 소자는 핫/콜드 신호 각각에 세 쌍의 NPN/PNP를 조합해 채널당 총 12개의 바이폴라를 투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AX-5 Twenty는 VGT 볼륨 및 더블 다이아몬드 출력 회로로 구성된 막강한 프리앰프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채널당 12개의 트랜지스터를 투입한 파워앰프 섹션을 통해 신호를 증폭한다. 이때 EI 타입 트랜스포머 및 AyreLock 전압 레귤레이터 그리고 Ayre Conditioner 필터 등을 개발, 탑재해 굉장히 안정적인 작동을 보이는 동시에 노이즈로부터 신호 순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등 영민한 회로를 구사하고 있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AX-5 Twenty 테스트에는 소스기기로 린 아큐레이트 DS 네트워크 스트리머 그리고 B&W 804D3 스피커를 활용했다. AX-5 Twenty는 총 네 조의 XLR 입력 및 두 조의 RCA 입력단 등 풍부한 입력단을 마련해놓고 있으며 최근 앰프에서 보기 힘든 테이프 출력도 갖추고 있다. 스피커 출력단은 무척 편리하며 접촉력이 우수한 카다스 단자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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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에어 어쿠스틱스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AX-5 Twenty는 입력단별 여러 세팅, 예를 들어 게인 조절이나 홈시어터 시스템과 연계를 위한 바이패스 등 여러 기능을 지원하는 등 편의성도 좋은 편이다. 특히 입력단 게인 오프셋 기능을 마련해 +0dB에서 +6dB까지 1.5dB 간격으로 조절이 가능해 소스기기별 게인을 어느 정도 통일시킬 수 있는 점은 다양한 소스기기를 운용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매우 매력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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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언제부턴가 프리앰프와 파워앰프에서 인티앰프로 그리고 인티앰프 기능을 넘어 DAC를 내장시켜 소스 기기와 앰프 기능을 한 몸체에 담는 일이 흔해졌다. 과거 분리형 앰프만 고수했던 하이엔드 오디오파일도 종합적인 기능을 담아낸 미니멀리즘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마지노선을 인티앰프에 한정하는 진지한 오디오파일이 많다. 한편 동일한 가격대에서 분리형이 아닌 인티앰프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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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 정도 가격대의 인티앰프에서 어떤 사람은 무척 우람한 크기에 트랜스포머 같은 기계적 재미를 원할지도 모른다. 때로는 드비알레같은 오브제 스타일이 선호하기도 한다. 에어 AX-5 Twenty는 그 둘 중 어느 곳에서 끼지 않는다. 매우 담담한 디자인에 오직 인티앰프 증폭 기능에 충실하며 무엇보다 음질 최우선주의를 고집스레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AX-5 Twenty를 실제 가까이에서 보면 튼튼한 빌드 퀄리티와 야무진 디자인, 뛰어난 표면 마감을 확인할 수 있다. 더군다나 드르륵 거리며 올라가는 독특한 볼륨 조작감과 낮은 볼륨에서도 깨끗하면서 음질 왜곡이 느껴지지 않는 퀄리티는 늦은 밤 섬세한 감상이 필요한 오디오파일에게도 제격이다. AX-5 Twenty는 콜로라도 볼더에서 불어온 바람 속에 음악을 실어 왔다.


Written by 오디오 칼럼니스트 코난



출처 : HIFI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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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yre(에어) AX-5 Twenty 인티앰프
    19,000,000원